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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라노 키요모리 平清盛 (2012) 본문

DRAMA

타이라노 키요모리 平清盛 (2012)

RELL 2016. 7. 5. 21:49



타이라노 키요모리

2012년 

NHK 대하드라마

출연: 마츠야마 켄이치, 마츠다 쇼타, 쿠보타 마사타카, 나카이 키이치, 후카다 쿄코, 오카다 마사키, 타마키 히로시, 카미카와 타카야, 후지키 나오히토



遊びをせんとや生れけむ~ 戯れせんとや生れけんむ~


이 노래처럼 아이가 노는 것 마냥 재미있고 치열하게 살아온 타이라노 키요모리의 일생을 그린 2012년 NHK 대하드라마.

실제 역사가 아닌 헤이케모노가타리를 기반으로,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소문으로 전해지던 출생의 비밀 등을 넣어서,

인세이가 절정이었던 시라카와인의 치세부터 고시라카와인의 시대를 함께 하며 무사의 시대를 열었으나, 사후 헤이케가 몰락한 뒤, 가마쿠라 막부가 시작되는 지점까지의 이야기를 미나모토노 요리토모의 나레이션으로 보내줬음.


사실 방영 당시에 내가 이 드라마를 봐야할 이유는 충분히 있었다. 카미키 류노스케에 마츠다 쇼타. 당연히 체크했었는데 한참 나중에 나온다 그래서 출연분 기다리다 안본 것 같아ㅋ 그리고 이번에 키요모리의 장남인 시게모리로 등장해 드라마의 반 이상을 함께한 쿠보타 마츠리 차원에서 감상했는데, 아니 왜 이렇게 재밌냐요. 역대 최저 시청률 찍은 것 치고는 정말 재미있게 봤다.


원래 비극인 헤이케모노가타리를 좋아하기도 하고, 모 게임 덕분에 헤이안 말기에는 오모이이레가 있기도 하지만, 하도 폭망이라는 소문을 듣고 걱정한게 기우였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미나모토노 요시토모와, 타이라노 키요모리

젊고 권세없는 하급 무사 시절

둘이 라이벌 의식 있어서 만날 치고박고 아웅다웅 귀여웠다

'난 황가의 개인채로 끝나지 않을 것이야'

'그 생각을 언제부터 하신겁니까?'

'널 내 아들로 키우기로 한 날 부터다'


타이라 즉 헤이케가 키요모리 대에서 번성할 수 있었던건, 무사가 정점에 서는 세상을 꿈꾸며 밑밥을 깔아둔 아버지 타다모리 때문.

나카이 키이치상 중후하고 짱멋졌다b


권력 싸움과는 거리가 먼, 이마요로 절찬 아이돌 데뷔준비 중인 한량 4황자 마사히토

생긴건 히카루노 키미처럼 생겨서는ㅋㅋ

「俺は海賊王になるぞ!」

키요모리는 헤이케와는 아무런 혈연이 없는 시라카와의 사생아라는 출신이라 어린시절 방황하고 다니는데 이 때는 해적왕 꿈나무였음ㅋㅋ


후에 사이교 법사가 되는 사토 노리키요

문무 빠지는데 없이 얼굴도 잘생기고 시는 더 잘 지음. 스토쿠 천황한테도 달달하게 굴고 그 엄마인 타마코와도 썸이 있어서 세기의 로맨스라도 펼치는 줄 알았는데 결국엔 첫눈에 반한 여자한테 들이대다 거절당하자 목졸라 죽이려고까지 해서 도망친 찌질남이었음. 

사이교는 잊을만 하면 나타나 편안하게 해주는 키요모리의 친우로서 막화까지 꾸준히 등장한다'ㅅ'



그리고 시간은 흘러흘러 오리카에시를 앞에둔 24화에 드디어 성인버전 시게모리 등장!!

애가 어릴 때 부터 사려깊고 착한 애였는데, 성인된 모습 비추는 첫 장면에서 그 어릴적 모습이 표정에 딱 남아있는거 보고 또 쿠보타 칭찬을 침이 마르게 함ㅋㅋㅋㅋ


'일족에게 있어서 지금이 어떠한 시기인지 알겠지. 적자로서 할 일을 하거라'


키요모리 본인은 똑같은 말 듣고도 좋아하는 여자랑 결혼한 주제에, 아들내미한테 똑같은 소리 하면서 정략결혼 강요한다

결혼을 하기 싫은건 아닌데 애가 혼례날까지 우울해 있다가, 결국 결혼 못하겠다 폭발

이유는 아버지의 행보가 마음에 들지 않않기 때문


'저에겐 적자로서의 각오가 없습니다. 

종조부님을 본인 손으로 베고는 그걸 명한 신제 뉴도와 아무렇지도 않게 일 할 수는 분의 뒤를 이을 만한 배포가 없습니다!'


그런데 키요모리는 기분 나쁜 티도 안내고 활짝 웃으면서, 

니 말은 잘 알겠는데 난 그런 소리 들을 만큼 한가하지 않으니 얼른 혼례 끝내고 애나 만들어! 라면서 땅바닥에 메다침;;

군자같은 아들과 야망남 아버지의 갈등은 계속 이어진다


우리 아빠는 뭔 생각인걸까 고민하는 고뇌의 등짝

얼마 후 헤이지의 난이 일어난다. 시게모리 스무살.

전쟁버전 시게모리 똘망함ㅋㅋ


이기기 위해 바른 말을 간언하는 시게모리에게 과거를 이야기하며 부연설명한다

왜냐면 드라마는 

헤이지의 난을 '친구(신제)를 죽인 또 다른 친구(요시토모)에게 복수하는 비극' 처럼 미화시켰거든요


'내가 타이라노 키요모리의 아들. 사에몬노스케 시게모리다'!


"연호는 헤이지(平治), 도읍은 헤이안(平安), 우리는 헤이시(平氏)라, 헤이(平)이 셋이 모였으니 이 난은 반드시 평정될 것이다!"


호걸로 유명한 요시토모의 장남에게 전혀 밀리지 않고 예의 그 유명한 대사를 도스키이타 코에로 말한다

우이진인데도 불구하고 헤이케의 적자로서 더할나위없는 활약을 보여줌. 

너무 늠름함, 칼도 잘 다루고요 활도 잘 쏴영.

아우 저 눈빛 좀 봐여ㅠㅠㅠㅠ

흥분한 척 하면서 무쌍한 모습 보여주다 신호와 함께 계략대로 움직이는데 넘 믓짐


아들의 활약 덕분에 헤이지의 난은 헤이케의 승리로 끝나고 겐지는 망하고, 요시토모는 죽는다

헤이케의 앞날은 더욱 밝아짐

황자일때도 덴노일때도 왕위에서 물러나 상황이 되어도 가무가 인생의 낙인 고시라카와ㅋ

오늘의 표정도 늠름하고나

병으로 죽은 첫째부인의 소생인 시게모리와 모토모리 형제.

모토모리 체케랏쵸에서 같이 바보짓하던 멤버 오빠임 와타베 코타ㅋ

모토모리는 뛰어난 형 때문에 약간 주눅들어 살고 있다가 다시 마음 고쳐먹고 잘해보려고 하는 찰나에 사고로 익사하고 만다

어째 이 집 둘째는 다 죽어나가나 몰라ㅠㅠ

동생을 잃고, 아버지보다 더 표정이 괴로워보임ㅠㅠ

집안이 조정회의에 참가할 수 있는 공경대신으로 올라간 뒤로 복식이 화려해지는데 저 색도 잘 받음

나레이션 담당이자, 

헤이지의 난에서 아버지 요시토모가 죽은 뒤 유배생활 중이던 미나모토노 요리토모는

오카다 마사키라는 꽃청년으로 자라났음

생황 한 번 불어주면 여자가 마구 꼬임ㅋㅋ

본인도 높은 관직의 단계를 밟기 시작한 시게모리는

도리와 이치에 맞는 말만 따박따박 하며 아빠한테 대들었다 멱살잡힌다

그러다 무사가 정점에 서는 날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독한 행보를 보이는 아버지를 이해하고 조력하려고 마음을 바꾼다

'츠네코 난 결정했어

수라의 길을 걷는 아버님을 음으로 양으로 도와드리기로.

아버님이 저렇게까지 하시면서 만들고 싶어하는 나라를 나도 보고 싶어졌거든'


고민 끝내고는 편안하고 상콤한 표졍으로 아내에게 말해요

점점 관록이 붙어요 학학

드라마 전체의 테마로 스고로쿠가 나온다

키요모리와 고시라카와가 평생에 걸쳐 목숨걸고 하는 정치 권력 땅따먹기 놀이

아버지인 키요모리가 승진의 끝을 찍은 뒤엔 아들도 초고속 승진 중

무려 대납언이시다

대립만하던 키요모리와 고시라카와의 중재자가 되었던 시게코

운 좋게도 키요모리의 처제인 그녀가 고시라카와의 애정을 독차지하면서 둘은 서로 윈윈한다

나루미 리코 예쁘게 나옴

시간은 흘러흘러 키요모리의 50세 축하연

손자가 벌써 셋이네 저 얼굴로 애 아빠래ㅋㅋ 큰 형이라고 하면 딱이겠고만

이 시대에는 남자가 춤추는 것이 귀족의 교양이었음

내가 시게모리 춤 구경하려고 너무 오래 기다렸다ㅋㅋ


기생충 때문에 한번 쓰러졌던 키요모리는, 시게모리에게 일족의 수장자리를 물려주고

본인은 후쿠하라(지금의 고베)로 가서 중이되어 머리깎고 들어앉는다

이 시기엔 사찰 세력이 너무 강했기 때문에, 그들 세력을 저지하고 또 회유하며 유리하게 사용할 생각으로 많이들 출가했당



우리 올바른 인격자 시게모리는 일족을 다스리면서도, 왕가에 대한 충의를 잊지 않는다

그래서 자꾸 일족의 의향과 부딪히고,

키요모리와 고시라카와 사이를 중재하던 시게코가 죽으면서 그 부담이 온전히 시게모리에게 돌아오게 된다


서로 틈만 나면 잡아먹으려고 하는 야망남들 사이에서 시게모리는 정신적으로 점점 힘들어져감

잘생김을 수염에 붙였나 마흔의 시게모리는 중후함이 더해진 중년미남 헤헿

책 읽는 모습 너무 예쁜 것 같아

그리고 부부가 쌍으로 조용하고, 참하고, 사려깊음


부인인 츠네코는 타카하시 아이인데

처음에 너무 낯이 익어서 설마했더니 그 설마였음ㅋㅋ


시게모리 몸이 안좋아져 관직도 사퇴하고 요양합니다ㅠㅠ 무리가 계속 쌓이고 있음


그리고 키요모리가 살려줬던 장남 요리토모와, 9남이=쿠로 요시츠네도 다 컸음

미키는 예전 드라마에서 아역 요시츠네를 맡더니 이번엔 성인 요시츠네를 맡았다

아우 이렇게 곱게 성장해도 되는거니 우시와카? 누나 설레요

벤케이도 설렜을거야


시게모리는 병상에서 일어났으나

아버지는 '헤이케가 아닌 자는 사람도 아니다(平氏にあらずんば人にあらず)'라는 말이 퍼질 정도로 카무로를 이용한 공포정치를 시작한다

시게모리 스트레스의 날은 계속 이어짐

시시가타니의 음모 사건 후에도 폭주기관차처럼 멈추질 않는 키요모리에게 아들 폭발!

'전 여지껏 변변치 못하지만 아버님을 받들어왔습니다

그건 아버님이 수라의 길을 고수하면서까지 만들고 싶다는 나라를 저도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여전히....아버님이 만들고 싶다는 그 나라의 모습이 저에겐 보이지 않습니다

바라는 것 다 이루셔 놓곤 대체 무엇이 부족하다는 말씁입니까'

'난 그런 이야기를 들으러 온게 아니다. 중궁이 얼른 회임하도록 제례를 준비하거라'

'.....부족한게 그것이었습니까. 헤이케의 피를 잇는 덴노....!'


키요모리의 야망은 끝이 없음 

황실의 외척이 되어 나라의 정점에 다다를 생각

그리고 소원대로 정말 태자의 외조부가 되어 무서울게 없어진 키요모리는 고시라카와를 끌어내 감금하라 명을 내린다

시게모리는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얼굴로 나타나 아버지가 그러면 자긴 지금 나가서 그를 보호하겠다 한다

'내 쿠니즈쿠리를 막겠다는 것이냐....헤이케의 수장인 네가! 내 아들인 네가!'


'슬픕니다. 충을 다하려 하면, 산보다 높은 아비의 은혜를 저버리게 되니.

아픕니다. 아버님께 효를 다하고자 하면, 바다보다 깊은 법황님께 불충이 되니.

충의를 다하려면 불효가 되고, 효를 다하고자 하니 불충이 되니 이보다 더한 진퇴양난이 없습니다

이러하오니, 차라리 이 시게모리의 목을 거두어주십시오 아버님 '


진짜 막 으아아아 하면서 대성통곡 하는데 연기 폭발에다 안쓰러워 미팀ㅠㅠㅠ 결국 아들의 이런 모습을 보고 키요모리는 한발 물러선다

그러나 곧 시게모리는 쓰러지고, 유언까지 남긴 뒤 42세의 젊은 나이에 죽을 날만 기다리게 됨ㅠㅠ



그 후 목숨을 구한 고시라카와는 다 죽어가는 시게모리 병문안을 와서 칭찬해주며, 

헤이케를 믿어달라는 그의 간언을 다 들어주겠다고 한 뒤

'단, 이것에 이긴다면 말이다' 하고 스고로쿠를 꺼낸다ㄷㄷ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몸으로 눈물을 뚝뚝 떨구며 마지막까지 법황에게 어울려주다 시게모리가 쓰러지자 

키요모리가 나타나 화를 내고 고시라카와는 태연하게 40여년전 이야기를 꺼낸다

'우리가 그 때 처음 스고로쿠를 하던 날, 내가 이기면 시게모리를 받아가겠다고 약속했었지 않느냐'


이 장면 너무 소름돋았다ㅠㅠ 헤이케 안에서 유일하게 자신에게 충성을 바치며 신하로서의 도리를 다한 시게모리를 이런 취급을 하다니

가쁜 숨 내쉬면서 죽어가는 사람에게 네가 여지껏 견지해온 삶은 다 헛거였다고, 우리들의 놀이에 끼어들어 개죽음 당하는거라고 비수를 마구 꽂는거다. 너무 지독해서 소시오패스인 줄ㄷㄷ


'어서 죽어야 할텐데요..... 어서 죽고 싶습니다'


그리고 시게모리는 저런 표정으로 저런 대사를 하며 죽어간다ㅠㅠ 너무 가슴아팠음

심지어 고시라카와는 시게모리 죽자마자 그의 영지까지 몰수한다


시게모리 사후, 빡친 키요모리는 무력을 사용해 반대 세력을 전부 싹 몰아내고 고시라카와를 유폐하고 자신이 나라의 정점에 오른다

노망든 사람 마냥 권력을 마구 휘두르고, 급기야 후쿠하라로 천도까지 해버리더니 열병이 나 결국 64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만다

키요모리 사후, 급속도로 무너지기 시작한 헤이케는 거병한 미나모토노 요리토모에 의해 점점 수세에 몰려가더니

결국 요시츠네에 의해 단노우라 전투에서 멸문당한다


그래도 주인공이니만큼, 생령으로 나타나 유언을 말하기도 하고, 미나모토노 요리토모가 가마쿠라 막부를 세울 수 있었던 것은 무사의 지위를 끌어올린 키요모리 덕분이었다며, 요리토모 본인이 큰 영향을 받았다는식으로 회상해준다



헤이케가 멸문한 뒤, 요리토모가 요시츠네를 수세에 몰아 자결하게 만드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드라마는 끝남

짧았음에도 미키가 요시츠네 마지막 할복하는 장면 잘 연기해줬다

겐지 집안 이야기는 몇년단위를 막 패스해서 샤샥 몰아서 정리해버렸다



마지막에 키요모리 본인의 시선으로 가문 사람들의 면면을 보여주며 크레딧이 올라가는데

웃고 있는 시게모리를 보면서, 정말 드라마 상에서는 편한 표정을 할 일이 없었구나 새삼 느꼈음.


실제 역사에선 꽤 과격한 행보를 보였다 전해지는 타이라노 시게모리를 헤이케모노가타리의 캐릭터 해석으로 도리를 아는 온화한 군자로 그려놨다.

그 덕분에 스고로쿠 덕후 두 놈 사이에 끼여서 고뇌하고 고생하다 죽어간 비극적 인생이 돋보여 너무 안타까웠다. 


시게모리로 출연했다는 걸 알았을 때, 비중은 별로 없겠거니 하고 보기 시작했는데, 굉장한 존재감이었다고 본다. 특히 후반부에 시게모리의 사후, 키요모리가 한층 쇠해져 몰락에 가속도가 붙은 느낌이었음.

물론 존재감의 이유는 43~44화에서 보여준 쿠보타군의 연기 때문인 것도 같다. 키요모리라는 거대한 존재의 아들로서의 역할 뿐 아니라, 계기를 만들어 키요모리를 촉발시키는 스위치로서 감정을 흔드는 연기를 너무 제대로 해냈음. 마지막 병상에서의 연기가 머리에서 떠나질 않아요ㅠㅠ


뇨보에서 잘 보여서 여기 캐스팅 되고, 또 여기서 잘해줘서 아사이치 캐스팅 되고, 너무 좋은 것 같음. 개인적인 욕심인데 이대로 쭉 커리어하이가 이어져서 나중에 대하드라마 주인공 한 번 해줬으면 좋겠다. 인생 연기 해 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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