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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MYSTERY

러시아 홍차의 수수께끼 ロシア紅茶の謎

RELL 2016. 3. 27. 17:00



러시아 홍차의 수수께끼

아리스가와 아리스

原: 1994.08 코단샤

2013.01 카도카와 빈즈 문고

★★★★



 작가 아리스 세번째 작품이자, 국명 시리즈 첫번째 작품.

원래는 94년에 코단샤에서 나왔는데, 인간적으로 코단샤에서 나온 표지들 너무 구려서 구매의욕이 현저히 떨어진다ㅋ 그래서 13년에 카도카와에서 후죠시를 타겟으로 전격 재발간한 버전으로 읽었다.



<동물원의 암호>

 오사카 아베노 동물원에서 사육사가 파이프에 맞아 원숭이 우리에서 죽은 채 발견된다. 아리스는 동물원 우리에 들어가보는 처음이자 마지막 경험에 약간 들떠 있어 보이고, 직장 동료들이 용의자로 지목된 상황에서 피해자가 손에 쥐고 있던 동물이 잔뜩 나오는 한자로 된 다잉메시지를 푸는 것이 관건이었다.

 둘이서 다른 것 보단 암호 푸느라 끙끙댔다. 철덕스럽게 철덕만 알 수 있는 철도에 관련된 암호였음.


p33

「저는 지금 경부님과 같은 기분입니다. 범죄 수사를 하러 왔더니 난데없는 퍼즐을 풀라고 하다니요. 이건 형사나 범죄학자가 아닌 추리 작가인 아리스가와 선생님께 안성맞춤인 문제군요」

그는 입술을 비틀며, 비스듬히 물고 있던 담배로 날 가리켰다

「헤에~ 평소와는 달리 약한 소리를 다하네? 난 조수니까 네 지시를 기다릴뿐인걸」

비꼬며 말하자 그의 담배가 탁하고 위를 향했다

「그럼 말하지. 이 암호를 풀도록, 왓슨 군」

「해보죠」

ㅋㅋㅋㅋㅋ이 노리 은근 좋다능



암호를 풀면서 아리스가 용의자들의 이름에 동물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제멋대로 추리를 전개하는 상황

p45

히무라는 휘파람을 불었다

「대단하군, 대발견이야...... 그런데 이 경우는 뭐지? 네 이름 속에도 개미(아리)랑 다람쥐(리스)가 두 마리나 들어있잖아」

내 직업병이 나왔다며 놀리고 있는거다. 히무라는 재미있어하며 말을 이었다

「후나비키 경부는 물고기인 붕어(후나), 히무라 히데오는.....이니셜에서 따와 개코원숭이(히히)인가?」

「그래 참고로 노리즈키 린타로는 기린」

안 되겠다. 진지한 얘기로 돌아가야지



<지붕밑의 산책자>

- 이번에도 배경은 오사카. 아리스의 집에서 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공동주택에서 집주인이 살해당한다.

란포의 동명의 소설에서 모티브를 따와서, 피해자인 집주인은 밤마다 천장위를 산책하며 입주민들을 엿보던 변태로 상정. 그 소재로 아리스가와 아리스답게 자신만의 사건을 만들어낸다.

 그 지역 일대에선 연쇄살인이 벌어지고 있었고, 집주인은 그 살인범의 정체를 알게 되어 입막음으로 살해당한건데, 그러나 단서가 될만한 집주인의 일기에 있는 이니셜로는 주택에 세들어 살던 비슷한 나이 또래의 남자 넷에서 범인을 특정해 낼 수가 없어서 히무라 센세가 불려온 것.

 센세는 이번 이야기에서 추리로 범인을 몰아세운게 아니라 완전 행동력 있게 범인을 도발해서 잡는다. 이니셜 트릭도 풀겸 실제로 지붕밑에서 산책 좀 하셨죠ㅋㅋ 물론 피해자의 심리가 되어 행동해보고 싶은 탐구심도 있었던 것 같음.

 '시오라시이'라는 형용사가 어울리지 않은 분인데 이번에 좀 지나쳤다는 걸 본인도 자각하는지 '시오라시이'한 태도로 변명을 하셨다ㅋㅋ



<붉은 번개>

- 교토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가 세차게 내리던 날, 외국인 모델 하나가 자기집 맨션에서 추락사 한다. 그리고 몇 십분 뒤, 모델을 정부로 삼고 있던 변호사의 아내가 탄 쿠페가 철로상에서 기차에 치인다.

 어떻게 봐도 이 변호사가 관련되어 있음이 분명했지만, 모델이 누군가에 떠밀려 타살 되었다는 목격자의 진술과는 반대로 그녀의 집은 밀실 상태였고, 변호사는 변호사답게 자기 변명을 늘어놓는 상태.

 이 트릭을 풀기 위해 야나이 경부는 히무라 센세를 모셔오고, 센세는 정황 정보를 다 모은 뒤, 폭풍처럼 추리를 늘어놓으신다. 

 상대가 자신의 영달을 위해 아직 채 숨이 끊어지지 않은 아내를 기차에 치이게 한 멍멍이같은 놈이기 때문이었을까. 센세는 마치 명탐정처럼 약간은 연극적이며 매우 가차없이 추리를 막판에 다다다 쏟아내고 깔끔하게 변호사의 입을 닥치게 만드신다. 아리스가 중간에 한마디도 끼어들 수 없을 정도였다니까?



<룬의 인도>

- 교토의 히무라 센세 하숙집에 놀러 온 아리스는 아닌척하면서 센세에게 네타거리를 종용하고, 센세는 아리스가 타주는 커피를 대가로 과거에 해결한 사건을 들려준다.

 이야기 자체는 연식 좀 된 전통적 서양 미스터리를 읽는 듯 했다. 사교적인 부부의 집에 모인 교양있는 외국인들. 그러나 다음 날 손님 중 하나가 자기 방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다. 손에는 다잉메시지로 보이는 룬 문자가 새겨진 돌이 쥐어져 있었다.

 모두의 초점은 그 다잉메시지를 푸는 것에 맞춰져 있었고, 그게 부인이 취미로 하는 점보기용 도구인탓에 문자를 해석할 수 없어서 난감해 하고 있었으나, 센세는 다잉메시지가 아닌 용의자들의 굉장히 일상적인 행동에서 범인을 알아챈다. 세심하게, 정말 세심하게 용의자들의 진술을 들고 팠다면 독자들도 눈치챌 수 있을 네타였음.

 센세는 그렇게 범인을 밝혀냈다는 설명은 대충 넘기고, 해당 룬 문자 다잉메시지에 대해 아리스에게 해설을 피로한다. 그런데 그 다잉메시지는 ISBN을 이용한 너무 지엽적인 것이라 읽는 이의 흥미가 식을 정도였고, 이렇게 마무리되나 싶었는데; 

 '왜 피해자가 용의자의 이름이 새겨진 책을 지척에 두고도 그걸 다잉메시지로 삼지 않았는가'에 대한 이유를 풀어내며 재미와 함께 아리스와 함께 저도 만족시켜주셨습니당.

 이번 사건은 애초에 히무라 센세의 동료 교수 미스터 울프가 용의자로 몰려 '히무 다스케테~' 라는 호출을 받고 간 사건이었다ㅋㅋ '히무'라는 호칭 은근히 귀엽고, 외국인이 부르니 어감이 더 귀여운듯합니다ㅋㅋㅋ 그리고 다른 외국인들이 일본어 달변인데다 침착한 교양인인 상황에서, 울프씨 혼자 뭔가 순수하고 맹해보였다. 울프씨 센세와 친한가봐. 센세 교수들 사이에서도 자발적 아싸일것 같은데.


p178

「(전략)... 어쨌든 범행을 저지른건 자네가 아닌거지?」

「네 맞습니다. 히무 절 믿어주는겁니까?」

「물론이야. 자네가 얼마나 거짓말과 파칭코에 서투른지 난 알고 있으니까」

「고맙습니다. 국경을 뛰어넘은 우정이네요!」


p190 

「거기에 아리스가와 선생님의 책이 있으니 가져다 주겠어?」

그가 말하기에 난 등뒤에 있는 책장을 봤다. 친구의 책을 장서로 삼아주다니 고마운 일이지만, 

거꾸로 꽂혀있었다.


ㅋㅋㅋㅋㅋ짧은거에 터짐ㅋㅋ



<러시아 홍차의 수수께끼>

- 이 단편집의 표제작이며 국명시리즈 첫 편으로 구분되는데, 여기부터 히무라 센세와 아리스의 나이가 34세로 표기된다. 

 46번째의 밀실 이후에 수록 시기로 볼 땐 두번째 공개된 작가 아리스 시리즈인데 여기부터 34세다. 문제는 93년 2월에 실린 이것보다 세 달 뒤에 잡지에 실린 단편 '동물원의 암호'에서는 33세라고 나온다. 대체 뭐여ㅋㅋㅋ 나이 하나 가지고 내가 덕후처럼 파고 들어야겠냐고요ㅋ

 여튼 이 단편은 그것말고도 굉장히 이질적인 이야기였다. 사건 자체는 연말 파티 중 지인들이 다 보고 있는 사이에 청산가리로 독살했다는 클리셰스러운 사건이었고, 트릭자체도 얼음 안에 청산가리를 넣어놨다가 그걸 홍차에 뱉어 표적 살인을 했다는 무슨 코난에 나올 법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질적인 것은 바로 히무라 센세ㅋ 고베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그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노가미 형사부터 시작해 용의자들이 다 지 잘난맛에 센세의 추리에 일일히 시비걸며 비꼬는 인간들이었다는 것을 감안해도, 히무라 센세가 너무 감정적이었다. 센세가 가능한 모든 가설을 닥치는 대로 뱉으면서 좌중에게 논파당하니까 막 짜증내는거야ㅋㅋㅋㅋ 

 그것뿐만이 아니라, 범인은 작중내에서도 몇번이나 하름답다 너무 하름답다하면서 묘사된 모델 아가씨였는데 그런 여자가 범인이라 그런가 이야기자체도 좀 하드보일드스럽게 오글거렸음. 사건 마무리 되어가는 시점엔 그게 극도로 심해져서 급기야 마지막 페이지에선 낄낄대면서 책을 덮었다ㅋㅋ


p240

연말 인파로 북적이는 산노미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짧아진 카멜을 입에 문 채로 친우는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나도 가슴이 쥐어 뜯기는 듯한 경험을 한적이 있어」

「진짜야 센세?」

그의 얼굴엔 웃음기도 없었다

「아마도」

추운 날이었다.

그는, 사랑을 닮은 짐승을 쏴버린 것이다.


 센세가 무네오 카키무시라레루 오모이를 했다는 건 정보로서 기억했다. 그치만 꼭 저렇게 끝냈어야하나욬ㅋㅋㅋ 저 한 줄 때문에 성대하게 뿜었음ㅋㅋ 쓰다보니 다른 대사도 생각났다. 센세가 모델 아가씨를 추리로 개박살내고 데꿀멍시킨뒤에 한 대사.

'난 잊지 않아, 네가 목숨을 건 최후의 키스를'

아낰ㅋㅋㅋㅋㅋ 


이 단편집 자체가 초기 작품들이라 여러 모습이 보여 읽는데는 즐거움. 특히나 아리스가 히무라에게 쁘띠 열폭하는 모습같은 것도 보여서 귀엽고 말이다.

p204

「응접실에서 마저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이상한 사건이라 이번 사건은 히무라 선생님보단 아리스가와 선생님이 적임일지도 모르겠군요」

경부는 내쪽을 보면서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기대받고 있군, 선생님」

히무라는 내 등뒤를 툭 쳤다. 이 자식, 이번엔 네가 등장할 장면을 없애주마! 라고 생각했다.



<팔각형의 함정>

 이 단편은 1993년에 실제 아마가사키 아르카익 홀 오픈 이벤트로서 열린 미스터리 투어. 즉 관객이 직접 참가해서 미스터리를 푸는 연극의 원작으로 사용된 글이다. 극중의 아리스가 쓴 각본으로 해당 홀을 무대로 벌어진 사건을 관객들이 추리하는 것.

 리얼 아리스가 쓴 '팔각형의 함정'에 등장하는, 작가 아리스가 쓴 '팔각관의 살인'을 원안으로 상연 준비를 하던 홀에서 극단원 중 하나가 독살당하고, 히무라 센세와 아리스가 범인을 추리한다. 센세가 추리를 완성한 해답편을 보여주기 전에 관객들에게 추리 시간을 안겨준 듯.

 해답편에서 극적인 탐정 역할을 정말 탐정스럽게 히무라 센세가 소화하셨다. 이야기 자체나 트릭도 무난하고 있음직하며 

재밌었다. 범인은 미무라겠거니 짐작만하면서 아리스가와 센세의 독자에 대한 도전은 가볍게 스루하고 재미있게 읽었음. 

 모두에 히무라 센세가 아리스의 원안 제목을 모 작가의 대표작에서 따온거냐며 놀리는 장면이 생각났다ㅋ


범인은 오마에다!

하는 명탐정스러운데 쳐다보면 볼수록 센세표정 웃김ㅋㅋ 하기 싫어하는거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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