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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요] 죽어도 괜찮습니다

RELL 2017. 12. 12. 00:34


죽어도 괜찮습니다 1~2

170731

★★★★



 어린 시절, 피폐한 얼굴로 보증을 부탁하러 온 아버지의 친구, 어머니의 반대로 거절당해 터덜터덜 걸어가는 훤칠한 그를 서진은 그냥 보낼 수가 없었다. 나중에서야 제가 반해서였다는 걸 알았지만, 서진은 아저씨를 붙잡았다. 안쓰러운 얼굴의 그는 서진을 착하다 칭찬하며 주머니에서 두 개의 약봉지를 꺼내 고르라 했다. 서진이 고른 게 아닌 쪽의 약을 건네준 아저씨는, 외로움을 타는 제 아들 희람이 서진과 동갑이니 나중에 만나게 되면 잘 부탁한다 말하고는 떠났다.


 그리고 그 밤에 아저씨가 죽었다는 소식을 며칠 후에 듣게 된다. 원인은 수면제에 의한 졸음운전이라고. 서진은 제 탓이라 여겼다. 제가 아저씨를 떠민 것과 마찬가지였다. 아저씨의 죽음 탓인지 서진의 아빠는 몇 년 지나지 않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저 때문에 가족까지 흩어졌다. 그날 아저씨에게 받은 비타민 알약과 함께 죄책감을 안고 자란 서진은 고3 때, 아저씨와 똑같은 얼굴을 한 신희람과 같은 반이 된다.


 새학기 희람의 롤링페이퍼에 도와주겠다며 죄책감을 덜 심사로 폰번호를 적어줬지만, 서진은 희람과 접점 없이 졸업을 했고, 대학을 나와 세월을 쌓아갔다. 그러나 서진은 서른을 맞이할 순 없었다. 누군가에게 살해당했기 때문인데, 후드 사이로 보인 살인마의 얼굴은 그 신희람이었다.


 죽은 서진이 눈을 뜨자 고3의 어느 날이었다. 혼란스러운 기분으로 등교해서 신희람을 대면했고, 희람은 서진이 기억을 갖고 있는 게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자리에서 그를 교살해버린다.

 다시 회귀한 서진은 미친 살인마인게 분명한 희람에게서 도망가려 했지만 붙잡혀 자초지종을 듣게 된다. 희람은 자신의 은인인 '선생님'을 구해야하는 목표가 있는데, 만약 실패해도 서진을 죽이면 고3의 과거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저씨의 일로 희람에 대한 부채의식이 있던 서진은 돕겠다고 승낙해버린다. 이후로 희람은 서진을 아프지 않고 깔끔하게 보내기 위한 기술을 연마했고, 서진은 고3부터 이십 대 후반의 세월을 반복하며 희람에게 죽는 삶을 수십번 경험하게 된다.

 

 그들의 관계가 변하기 시작한 것은, 수십번 회귀해도 자신을 사랑한다며 집착하다 결국 제 어머니까지 죽이는 미친놈 이준과 모텔에서 뒹굴다 희람의 실패했다는 문자를 받고는, 그 놈을 죽이고 나왔을 때부터였다. 줄곧 서진의 인생에 관여하지 않다 죽음만 선사하러 나타났던 희람은, 그 다음 회귀부터 서진의 옆에 붙어서 이준과 얽히며 꿍꿍이를 쌓아간다.


 여기까지 진짜 개쫄깃 재밌었음. 이후 전개는, 진짜 미친놈은 이준이 아니라 희람이 구하고자 하는 그 '선생님'이며 선생은 바로 아저씨의 죽음에 대한 부채에 더해 희람의 죽음까지 짊어져 맛이 간 미래의 서진이었고, 그로 인해 한바탕 신명나는 현시창이 벌어짐. 


 자기 혐오가 극에 달해 자기 자신을 씽크빅하게 죽이는 것에 혈안이 되어있는 서진 센세가 제일 짠했다. 어린 것들이야 놔두면 열심히 구르다 알아서 행복해지기 마련이니까.


 사족인데, 표지 괴리감 장난 아니네야ㅋㅋㅋㅋ 풋풋한 고딩어들이 나와줘야하는 거 아니냐며.

(신희람×강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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