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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JI SOUSAKU

[혈계전선] 부관은 키스를 낭비한다

RELL 2017. 11. 4. 20:28

副官はキスを浪費する

스티레오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6499992



 호흡이 힘들어져 병원에 간 스티븐은 '키스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는다. 저주의 일종으로 키스를 해야만 호흡이 가능한 심각한 병이지만 어느 동화에서 익숙하듯 사랑하는 이와 입맞춤을 하면 간단히 치유된다는 병.

 문제는 스티븐에겐 그런 상대가 없는 데다 그런 상대를 만들 생각도 전혀 없다는 데 있었다. 의사에게 상대가 누구든 일단 키스하면 당장의 응급처치는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은 스티븐은, 공적으로 사적으로 그의 주변에 산재해있는 아가씨들과 실험해본다. 상대에 따라 한번의 키스로 호흡할 수 있는 시간이 다르며, 키스 실력과는 관계없이 지속시간이 다르다는 것. 그리고 가벼운 것보단 깊게 입맞추는 쪽이 효율이 좋다는 것을 알아낸 스티븐은 시간 안배를 해가며 여러 아가씨들 사이를 전전하지만 문제는 그가 꽤 많은 시간을 라이브라 사무실에서 데스크업무를 하느라 보낸다는 것이었다.


 쌓여있는 일을 중단하고 밖으로 나가 상대를 찾아 키스를 해야하다니 귀찮고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을 하던 스티븐의 눈에 저 너머 소파에서 늦게까지 한 바이트에 지쳐 배를 내놓고 잠든 레오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옆에서 레오의 게임기로 놀고 있던 재프에게 너무나 자연스럽게 레오가 추워서 배탈나면 안되니 모포를 덮어주라 시켰다. 재프는 불만이 가득한 얼굴로 스티븐이 레오에게 무르다며, 무의식적으로 편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순간 스티븐에게 어떤 생각이 스쳤다. 그는 휘적휘적 레오에게로 걸어가 그를 깨웠다. 세번째로 불렀을 즈음 레오나르도가 눈을 떴다. 스티븐은 눈을 부비적거리며 일어난 레오의 턱을 잡아 들어올려, 입을 벌리고 잔 탓에 말라서 윤기가 부족한 입술을 바라봤다. 혐오감은 들지 않았다. 그리고 위쪽으로 당겨 주저없이 키스했다. 

 재프가 인간의 것이라고는 볼 수 없는 비명을 질렀다. 상관없었다. 오늘부터 일상이 될 광경이니까. 얼른 익숙해지는 쪽이 좋았다. 레오나르도는 숨기는 것도 잊은 채 감겨있던 의안을 크게 떴다. 츄읍-하는 소리와 함께 스티븐은 입술을 뗐다. 떼면서 아랫입술을 혀로 훔치자 레오나르도는 불쌍할 정도로 새빨개졌다. 때묻지 않은 반응에 그만 미소를 지었다. 

 혀를 넣지 않은 그저 닿기만 한 키스인데도 스티븐의 호흡은 놀랄 정도로 편해졌다. 레오나르도와의 상성은 발군인 듯 했다.


 이후 스티븐은 동료들에게 자신의 병을 알리고, 레오에게도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협조를 구한 뒤, 그날부터 당당하게 사무실에서 레오의 입술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 절반 이상은 호흡곤란이 아니라, 그저 레오의 입술에 닿고 싶어서 요구하는 이 뻔뻔함ㅋㅋ 처음에는 온통 새빨개져 삐걱거리던 레오는 어느새 익숙해져선 키스의 시간이 길어지거나 할 때면 스티븐의 옷깃에 매달려 오기도 하는 것이었다. 그럴 때 느끼는 만족감 때문에 스티븐은 나쁜 어른에게 걸렸다며 레오를 동정하면서도 애 갖고 노는 것을 멈추지 않고, 급기야 다른 여자들과 호텔 전전하는 것도 힘들다며 레오를 제 집 제 침대로 끌어들이는 데까지 성공한다ㅋㅋ

 하지만 이런 일련의 짓을 벌이면서도 스티븐은 레오에게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게 본능과 욕망에만 충실하게 레오를 상대해 온 결과, 어느 날 키스 중 분위기가 달아올라 자연스럽게 레오를 안으려던 스티븐에게 제동을 걸고 스티븐의 방을 나가버렸다.


'덮친 이유를 '어쩌다보니'라고 했더니 우는 건 왜일까?'

오늘따라 넘쳐나는 몬스터들을 열심히 처리하던 중 질문을 받은 K.K는 저 세상에서 하나님한테 물어보라며 총을 장전했고 언니 덕분에 이리저리 자기 감정과 기억을 되새김질 하던 스티븐은 자신이 애초부터 레오를 좋아했다는 걸 깨닫는다. 이내 자꾸 질문하며 귀찮게 굴자 K.K가 폭발했다.


'아악 더이상 네 목소리 듣는 거 짜증나서 못 참겠어! 자각을 했으면 얼른 레옷치한테 가서 차이고 오라고!'

'어? 나 차이는 거야?'

'그거 이외엔 난 인정 못해! 얼른 가버려! 쓸데없이 긴 다리 때문에 방해되니까!'

ㅋㅋㅋㅋ K.K의 훈훈한 배려로 스티븐은 전투 중에 레오에게 달려가 키스하고 고백을 감행한다. 산소공급기가 옆에 있으니 기술 마구 쓰며 적들을 처리해 가는 스티븐ㅋㅋ


'내 곁에서 떨어지지 마. 네가 없으면 숨을 쉴 수 없다고 했잖아'

'아악 진짜 오글거린다구요!'

'사실은 꽤 좋아하지? 이런 거'

'시끄러워요 시끄러워!'

'아하하'

 

 아 행복하게 맛있는 글이었다ㅋㅋ 침대에서 한 번 실패했을 때 시리어스로 빠지려나 했더니, 여기 븐상 직진밖에 모르는 오토코라 감정 깨닫고 나자 바로 행동 해주셔서 너무 쌈빡했음. 자신에 대한 무한 긍정과 자신감에서 나오는 거라 봅니다. 휘둘리는 레오도 메챠메챠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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