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BL

[테하누] 뜻대로 하세요

RELL 2019. 2. 11. 22:25


뜻대로 하세요 1~3+외전

181019

★★★



 데뷔작이 칸에 입성한 뒤 최고의 영화배우로 군림해오고 있는 신의건이 드라마에 나오겠단다. 조건은 이제 막 단막극이나 찍어본 햇병아리 피디 지건주가 감독을 맡을 것. 대본 건네 줄 때부터 시작해서 건주에게 호의적이긴커녕 비아냥대고 시비만 거는 의건은 건주가 잊고 있는 무언가를 기억해냈으면 하는 눈치였다. 그렇게 드라마를 찍어가며 계속 부딪히게 됨.


 사실 의건은 보육원에서 같이 자란 건주가 자신을 배신한 탓에 시궁창 같은 삶을 살아왔다. 그리고 어쩌다 성공하여 이 자리까지 올라온 의건은 그 힘든 삶의 순간을 건주에 대한 애증으로 버텨왔다. 그렇게 복수하려고 드라마를 핑계삼아 접근했지만, 건주는 의건이 건들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정신이 너덜해진 상태였다. 복수하고자하는 대상이 복수할만한 상황이 아니니 감정은 널을 뛰고, 잘해줬다 상처줬다 반복하는 와중에, 정말 깜찍하게도 기억을 잃은 게 아니라 척만하고 있던 건주는 의건에게 매우 들이대기까지 함ㅋㅋ


 키워드에 개아가공이 많은데 이건 개아가수려나?ㅋㅋ 사실 이렇게 수가 복수의 대상이 되면 보통은 오해거나 제반 사정이 있는데, 이건 어린애라 감안은 할 수 있다쳐도 온전히 건주의 잘못이었다. 그런데도 재회 후 꼬락서니들을 보면 의건이 불쌍해질 정도ㅋㅋ

 

 이야기는 재미있게 읽었는데, 뭔가 전반적으로 여기저기 느슨했음. 글이 시작부터 끝까지 꽉 짜임새 있는 게 아니라 마치 연재작하면서 뜯어고친 것처럼 이리변하고 저리변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감정선도 깊게 생각하면 뭔가 매끄럽지가 않고. 애들 설정도 뭔가 확고하질 않고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는 느낌. 그리고 의건이 건주를 밀어내고자 해도 자꾸 건주의 신변에 무슨 일이 생기게 되는데, 이게 조폭물도 아니고 악역들한테 약을 먹여서 억지로 시킨듯한 이상한 위기들이었다ㅋ

 이 설정 가지고 내 취향의 존잘님 버전으로 더 찐득하고 완성도 높게 빠진 걸 보고 싶다. 어린 시절의 에피부터 확 끌어다가 독자 휘어잡을만하게 쓸 분들이 있을텐데.

(신의건×지건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