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BL/PAST

[코기토] 갈증

RELL 2017. 10. 11. 21:25

갈증 1~3

Cogito

070511

★★★★



 강영서는 지독하게 자신을 잡고 놓지 않는 천명석 밑에서 이를갈며 생존해왔다. 그러던 중 햇살같은 청년 진욱을 만나 사랑하게 된다. 모든 걸 내던져도 좋을만큼 두 사람은 사랑하지만, 천명석과 그의 조카 천희석이 그들을 망친다. 진욱이 크게 다치고 눈까지 잃는 지경이 되자 영서는 그에게 자신의 각막을 넘긴 뒤 다음 이별을 고한다. 버려진 진욱은 영국으로 떠난다.

 그리고 10년 후, 영서는 자신을 좋아하던 배우 희수와 결혼하여 그녀를 아끼고 아이들을 사랑하며 지낸다. 둘째를 낳다가 희수가 죽었지만 아이들을 위해 상실감을 딛고 삶을 버틴다. 그리고 과거에 빽도 돈도 없이 강영서를 사랑하느라 힘들었던 진욱은 영국에서 대형 뮤지컬 제작자가 되어 당당하게 한국으로 돌아온다. 당연하게도 그들은 재회하고 어쩔 수 없이 서로에게 다시 빠져든다. 방해 요소가 많았지만 진욱은 예전 진욱이 아니었다. 명석을 위협할 정도까지 이른 진욱은 모든 것을 차근차근 준비해 결국 영서를 그 남자에게서 해방시킨다. 그리고 착하디 착한 진실어린이집 사슴반 희서군과 엄마를 닮아 예쁘고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희영과 함께 도란도란 살아간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는 아이들이 다 자라고 50이 넘는 나이에도 서로만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여주며 끝난다.


 뭐 거의 대하소설급이다. 등장하는 인물의 수도 많으며 그 인물들 개개인의 이야기와 또 얽히고 섥힌 이야기를 방대한 분량으로 읽느라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워낙 방대한 소설이니만큼 서브커플들이 흥미진진했다. 아쉬웠던 것은 영서의 형이나 마찬가지였던 성혁과 유리세비치. 한결같은 마음으로 곁에서 친구로 지내며 10년이 넘도록 성혁을 기다려 왔지만 성혁은 현이라는 배우와 이별하고 다시 만나고 마음고생을 심하게 하면서까지 결국은 끝내지 못했다. 난 그래도 끝엔 유리오빠랑 잘 될 줄 알았는데 졸라 지못미.

 그리고 열렬히 응원하고 후반부에 극도로 집중했던 것은 천명석과 신낙연이다. 사실 천명석이 악역으로 등장을 했지만, 그도 사람이었다. 강영서에 대한 집착과 타고난 성정 때문에 못할짓을 했어도 희서와 희영이 태어나자 한없이 너그러워졌다. 나쁜 남자란 이 세계에 널려있는 것이고, 명석은 미워할 수 없게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신낙연. 한창 때 영서에게 집착하는 명석의 곁에서 비서로써 자기마음을 표현하는 것 조차 하지 못한 채 그렇게 병들어갔다. 그리고 그를 떠난 뒤 진욱과 손잡고 그를 뒤통수 치는 역할을 하고 한국에서 조용히 교수로써 지내고 있었다. 운명인지 자꾸 부딪히는 명석. 명석은 비서로 그의 곁에 있을 때부터 낙연이 옆에 있어야 제대로 잠을 잘 수 있었다. 그걸 욕망이고 애정이었다는 것을 영서를 진욱에게 보내고서야 서서히 깨달았나보다. 이제는 상처받기 싫어 그를 외면하는 낙연과 낙연만 보면 한없이 잔인해지면서도 그를 필요로하는 명석이 참 흥미진진하게 외전에서 눈길을 끌었음.


 몰입하게 만드는 글이라 너무 재밌게 봤음에도 두번은 못 읽을 것 같음.

(이진욱×강영석)


08.07.02



인생은 그렇다. 행복하면 좀 더 행복하기를, 평범하다면 한 번쯤은 특별해 지기를 바란다. 사는 내내,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 무언가를 늘 갈구한다. 그것이 우리 모두가 지닌 삶에 대한.......


'갈증'이다.


- 마무리 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