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BL

[장바누] 스푸너

RELL 2019. 2. 27. 23:02


SPONNER 1~3

180101

★★★★☆ 



 모종의 이유로 사람이 많은 곳엔 가지 못하고 집에만 박혀 인방으로 먹고 사는 청년 재의는 연인에게 차인 뒤 술을 진탕먹고 밤에 나갔다가 웬 피투성이 남자를 주워온다. 아침에 일어나니 제 옆에는 숨을 쉬지않는 피투성이 시체가 누워있었다. 그리고 패닉에 빠져 경찰을 부르려던 차, 남자가 깨어난다. 제가 누구인지 왜 칼에 맞았는지 기억하지 못하는데다 심장은 여전히 뛰지 않아 언제 다시 죽을지 모르는 남자를 내버려둘 수 없어 재의는 당분간 함께 하기로 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사건물답게 흥미롭게 진행된다. 재의네 동네에서 발견된 연쇄살인사건의 사체와 함께 기억을 찾기 위해 움직이는 그들을 주시하는 형사와 또 한편 재의가 주워온 남자가 살아있음을 알게 된 범인들도 그의 목숨을 노리게 된다.


 사건물이어서 재미있기도 했는데, 내가 눈 반짝반짝해져서 읽게 된 것은 공이 그냥 취향저격이 아니라 가끔씩 등장해주는 특급 서프라이즈 취향 도만나카 꿰뚫어주는 공이었기 때문이다. 로설에도 아주 가끔 등장해서 그 책을 사게 만들고야 만드는 이 타입의 매력은 인외력에서 나온다. 인간의 존재와 한계를 넘어섰기에 거기에서 나오는 여유로움과 조용한 포식자 같은 면이 내 사족을 못 쓰게 만든다구요. 


 인간적인 스펙도 물론 오지고 지리시는 이 글의 사사진 검사님은 옛날옛적 조상님 중에 은혜갚기 위해 구렁이가 자식이 되어 보답한 피가 내려오는 일족이라 사주팔자가 뱀 사자 네 개를 모두 적중하면 서른이 되기 전에 단명하는 팔자가 된다. 등허리에 존재하는 뱀의 흔적인 허물을 벗어야하는데 인간의 몸으론 그게 불가능해 대부분 사망엔드. 그래서 사진도 한순간 쉼없이 열심히 살아오다 맡고 있는 사건만 끝나면 검사 옷 벗고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려던 찰나였음.


 그러나 연쇄살인사건 조사 중 제대로 칼 맞은 사진 검사님은 그 허물을 벗을 기회를 맞이하게 되고 뽀시래기같은 재의의 옆에서 그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끝내주는 인외 존재로 재탄생하심ㅋㅋㅋ 아 그렇다고 무슨 에스퍼가 된 것은 아니고 일상이 조금 더 특별해지게 된 수준? 

 게다가 이 분 구렁이 사 선비님 주제에 시종일관 재의에게 존댓말 쓴다. 그것도 취저ㅠㅠㅠㅠ 

수인 재의가 호불호가 생기지 않을 정도로 정말 별 거 없이 로또 당첨된 애였는데도 공 때문에 너무 좋았음. 아 인외면 인외답게 누레바에서도 힘써주길 원했지만 꼭 왜 이런 글은 외전이 안나오는지말입니다ㅋㅋ

(사사진×송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