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BL/PAST

[여담] 비원

RELL 2017. 10. 11. 21:25

비원 1~3+외전

여담

2008년

★★★★☆



 항상 장터 등지에서 비원님의 여담인지 여담님의 비원인지 온 사람들 헷갈리게 만드는 그 책ㅋㅋㅋㅋ


 오랑캐인 사파의 피가 섞여있다하여, 대국의 왕자임에도 고독하고 파란만장하게 자란 시라윤은 자라서 자신을 내친 아비를 죽이고, 토번의 왕으로 우뚝선다. 시라윤에게 온기란 어릴적 자신에게 내밀던 계모의 손 뿐이었고 곧 그녀를 찾아갔지만 시라윤에게 돌아온 것은 그녀와 쏙 빼닮은 아이를 감싸고 자신을 노려보던 여인이었다. 계모인 여인은 시라윤이 자신의 아들인 이신을 해치지 않을 것을 알자 자결해버린다. 이 파국에 졸지에 아버지 어머니와 왕권까지 다 잃은 태자 이신의 화려한 복수극이 그 서막에 올라......야 했지만, 문제는 이 일곱살 짜리 어린 소년이 자신의 배다른 형님에게 홀딱 빠져버렸다는 데 있다ㅋ

 이신은 시라윤에게 갖는 자신의 감정을 전부 증오에서 파생된 것으로 여기며, 장성하여 시라윤의 자리르 빼앗는다. 모든 것을 잃은 시라윤은 삶의 미련이 없어졌기에 이신에게 자신을 죽이라 하지만 이신은 시라윤을 폐위시키긴커녕 시라윤의 다리의 힘줄을 잘라 한쪽 다리 병신으로 만든 뒤 시라윤을 감금하곤 끊임없이 탐한다.


  이 끝도 없이 펼쳐지는 근친애증스토리는 이신이 제 감정을 온전히 깨닫고, 시라윤을 차지하기 위해 일단 물러난 뒤 저와 꼭 닮은 아이로 시라윤을 꾀어내어 녹임으로써 끝나게 된다.


 정말 재미있었다. 사실 처음에 읽으면서 매력적인 청년인 형님과 일곱살짜리 어여쁜 동생이 나오길래 형제덮밥인가. 전형적인 스토리겠구나 하면서 책장을 넘기다 보니 으아니 이 일곱살짜리 녀석이 하는 짓이 뭔가 범상치 않은거다ㅋㅋㅋ 자기를 안고 잠든 형님 얼굴이나 몸을 예쁘다며 만져대질 않나, 목욕하는 모습에 넋 빼고 있지 않나, 이 될성부른 싹은 결국 동생님이 장성하셔서 형님을 싹 깔아주시는 하극상으로 전개되었다. 어우   아주 그냥 굿잡이에요bb

 엔딩도 어느 한 쪽이 포기하거나 굴복하지 않는다. 이신은 끝까지 인내로 기다리고, 그동안 시라윤은 상처를 아이와 함께 치유해가며 서서히 조금씩 변한다. 아이가 첨가 되어있기에 더욱 따스해질 그들의 이야기는 앞으로는 꽤 달달할 게 분명하다. 그 달달함이 결국 외전에서조차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이신×시라윤)


08.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