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BL/PAST

[란마루] 천추세인

RELL 2017. 10. 11. 21:59

천추세인 1~4

란마루

09년09월

★★★★



 아저씨가 나오는 무협물이라 뒤도 안돌아보고 예약했던, 장안의 화제인 그 소설. 펑크와 발간연기의 본좌이신 란마루님이라 봉인해제까지 참 오래 걸렸음.


 그렇게 기대감에 부풀어 가봤는데 전체적으로 취향이 아니었다. 수는 소설 전체에선 주인수라는 직함빼고 한 일이 없다. 이야기의 주변인물일 뿐이다. 그냥 졸라짱쎈 주인공 옆의 기쁨조 그 이상은 되지 못하며, 지극히 수동적이고 당하기만 한다. 공에게 불합리한 일을 당했으면 한번 정돈 뒤통수를 후려치고 튀어주는게 필요한데, 워낙 상대가 상대이다보니 그런 생각을 '날 감히 떠나려 하다니!'하며 열받아하는게 아니라, '요 앙큼한 것'으로 받아들이기에 나 잡아봐라 상황도 무리인거다ㅋㅋㅋㅋㅋ


 의외성은 있었음. 기대했던 아저씨수는 아저씨가 아닌 공의 입장에서보면 나이가 몇십년이나 아래인 낭창한 애첩일 뿐이라, 예쁘지도 않고 뭐하나 특별할 게 없는 아저씨를 어화둥둥 예뻐해준다. 안아보니 맛나서 안다보니 너무 귀엽더라. 나이도 많이 차이나니 다 해주고 싶더라 뭐 그냥 이 흐름이라, 나이차이가 많이 나다보니 무슨짓을 해도 다 예쁘게 보이는 것. 애첩이 자신에게 대들어도 고양이가 냥냥대는 것으로만 보이고, 심지어 자기 심기를 거슬려도 재롱으로 볼 정도이다. 관대하다기보단 정말로 늘그막에 애첩을 두고 완전히 빠져버린 영감탱이였으나 몸은 환골탈태로 그 애첩보다 훨씬 젊어보이는 미남자인 천마였다.


 먼치킨 천마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긴장감도 있고 재미있었다. 내 취향이 아니어서 그렇지 다들 찾는 책이라 장터에서 꽤 비싼 세트로 팔았음.

(혁련상×석문평)


09.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