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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미의 글] 나락의 끝에서도 꽃은 핀다

RELL 2019. 4. 28. 01:34

나락의 끝에서도 꽃은 핀다 1~4
160721
★★★★☆


 태어나길 바닥인 세계에서 태어나, 그렇게 자란 그로티는 힘겨운 삶 속에서 자신에게 따스하게 대했던 백작가의 장남 데인의 애정을 그대로 믿었다. 그리고 이내 한낱 내기의 놀잇감이라는 걸 알고 배신당한 그로티는 결국 절망한채 팔려가게 되고, 그곳에서 저를 낳다 죽은 탓에 아버지에게 내쳐져 시골에서 요양하다 납치당한 공작영애 엘리시아와 마주치게 된다. 
 얼마 후, 딸의 납치소식을 들은 공작 아벨트가 후회하며 찾아왔을 때 이미 엘리시아는 죽은 후였고, 아벨트는 어린시절 이후로 못본 탓에 그로티를 제 딸로 착각해서 공작저로 데려가버린다.
 
 그곳이 자신의 자리가 아님을 알았던 그로티는 몇번이고 공녀가 아니라 말했지만, 납치를 당한 탓에 충격으로 기억과 인지에 손상이 왔다고 믿은 아벨트는 그녀를 따스히 감싸기만 하였고, 점점 아벨트의 익애에 욕심이 생겨난 그로티는 엘리시아가 되기로 결심한다. 기억상실 탓에 그로티는 점차 공녀로서의 엘리시아가 되어갈 수 있었고, 얼마 뒤 성인이 된 후에는 로티셰라는 새 이름을 받아 피어나기 시작한다.


 그러나 오직 욕심나는게 아벨트 뿐이었던 그로티는 사교계에 나간 뒤, 제 친척언니인 지젤의 약혼자로서 제 삶을 망가뜨린 데인과, 그 동생 애시와 재회하게 되고, 열화와 같은 미움에 휩싸여 복수하기로 결심한다.

 그로티 아니 로티셰는, 겉은 청순하고 순결한 채 갖은 여우짓으로 데인을 홀리기 시작하고, 쾌락주의자인 동생 애시를 꼬시기 위해 밤마실에 열중해 가는 와중에, 아버지인 아벨트는 로티셰가 정말 엘리시아가 맞는지 의구심을 갖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의심은 엘리시아가 유년을 보낸 곳에 방문함으로써 확신이 되었지만, 아벨트는 이미 아내도 잃고 딸도 잃은 상황에서, 딸이 맞든 아니든 로티셰라는 존재를 놓을 수 없게된 상태였다. 


 이제 제 욕심을 숨기지 않는 로티셰는 자신이 딸이 아님을 안 공작에게 한술 더 떠서, 자신이 원하는 것은 딸로서의 애정이 아니라며 그의 옆에 설 수 있는 관계를 요청했고, 또다시 아벨트는 번민에 휩싸이지만, 그녀 주변에서 맴도는 백작가의 영식들 덕분에 여전히 로티셰를 놓을 수 없음을 확인하고 연인이 된다.

 이렇게 어렵게 얻은 행복을 구가하면 되건만, 이미 멈출 수 없는 폭주기관차인 로티셰는 결국 형제를 홀려내서 관계를 파탄내고, 로티셰가 실은 그들이 짓밟고 팔아넘긴 그로티라는 걸 안 뒤에도 이미 빠진 사랑에 파멸할 수밖에 없는 형제의 인생을 확실하게 끝장내버린다. 그리고 공녀인 로티셰로서도 파멸을 맞게 된다. 하지만 에필로그 보면 아벨트의 어린 애첩으로 재등장해 그들은 에버 애프터를 맞이했다고 보면 됨. 모든 전말을 알고도 그녀의 존재를 긍정해주는 아벨트는 정말 참사랑임.
 
리뷰들 보면, 로티셰의 파멸행에 휘말린 데인의 약혼자 지젤이 불쌍하다며 이상하다며 말들이 많던데, 꼭 악인이어야 인생이 꼬이나? 애초에 그로티가 나쁜 짓을 해서 팔려갔어? 아무 이유없이, 아무 잘못없이 불행이 내리꽂히기도 하는 게 인간사다. 그리고 지젤은 사랑받는 귀족 아가씨로 스스로 머물면서 알려하지 않았던 점도 크고.

 간만에 너무 마음에 드는 글을 읽었다. 공동저자라는데 산만한 걸 못느꼈음. 아벨트와의 관계도 너무 좋았고. 
(아벨트×로티셰)